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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은 상징을 찾아가는 인문학이다
이집트

이집트 사람들이 사는 방법

by 두루가이드 2018. 1. 15.

이집트 사람들이 사는 법?

튀니지 청년이 분신한 후 부패한 정권을 향해 일어난 재스민 혁명의 여파로 2011년 이집트에서도 혁명이 있었다. 
2017년 말에 다시찾은 이집트는 변한 것이 별로 없어 보였다. 한국에서 만든 지하철 전동차가 카이로에서 인기 있다는 이야기는 들렸지만 경제와 삶의 질은 오히려 퇴보해 있었다. 경제가 무너져서 회복할 기미가 안보였다.
삶에 쪼들린 사람들이 뭐라도 해서 먹고 살려고 바둥바둥 거리는 모습들이었다.
가난할수록 이방인을 도와주려는 정직한 사람들이 많지만 약삭빠른 인간들은 관광객에서 어떡하든지 돈을 뜯어 내려고 다양한 방법을 쓴다.
버스나 지하철은 1.5이집트파운드(한화로 약 90원 정도)이며
택시도 저렴하다. 택시와 흥정을 잘하면 약 2만 원으로 카이로 시내를 돌 수 있다.
지방에 가도 마찬가지이다.



물건에 가격표가 있는 큰 슈퍼가 아니라면 작은 곳에서 물 한 통을 사더라도 4배-10배를 부른다.
무엇을 하려고 원래 흥정한 가격이 있는데도 중간에 말이 바뀌고, 가격이 자꾸 바뀐다.
내가 돈을 지불해야 되는 것을 했을 때 누구든지 항상 물어보는 이야기는 "Are You Happy?"이다.
인사 치례로 해피하다고 하면 돈을 왕창 높여 부른다. 내가 해피했으니 그만큼 돈을 많이 내라고 한다.
가당치도 않은 일을 자주 만난다.
항공기 지연이 자주 있고, 기차가 제시간에 출발하는 경우도 거의 없다.
이런 것은 어딜 가던지 똑같기 때문에
몇 번 사람을 접해보면 수법을 알게 되고 이집트는 절대 믿을 곳이 못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부정적인 시각이 커지게 된다.

그래도 사람 사는 곳이기 때문에 순박한 사람들이 있다.
내가 만난 가장 정직하고 인간미가 철철 넘지는 사람은 카이로 공항에서 버스를 친절하게 가르쳐준 너무 허름한 행색의 청년과
아스완에서 나일강을 유람하는 돛단배 펠루카 사공과 아부심벨에서 만난 호텔 주인이었다.

그리고 시골에서 만난 사람들이다.
특히 사람들이 쉬었다 갈만한 곳에는 물통이 있어서
누구든지 목을 축일 수 있게 항아리에 물을 항상 담아 두었다.

이집트에서 가장 흔한 것을 찾는 다면 휘발유와 대추야자이다.
1리터에 250원 정도 하는 휘발유는 한국으로 몇 드럼을 가져가서 지인들에게 선물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대추야자나무는 약간이 물이 있는 곳이면 아무 곳에서나 잘 자란다. 그래서 카이로에선 녹화 사업에 이 나무를 사용해서 일부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심었다. 7년이 지나면 나무에 주렁주렁 달리는 대추야자 열매는 이집트 뿐 아니라 아랍에서 가장 흔한 과일이다.

이 과일은 고대 때부터 건포도, 무화과와 함께 신에게 올렸던 성스러운 음식이기도 하다. 그러나 흔한 대추야자 열매만 먹고살 수도 없다. 이집트는 세계 최대 밀 수입국이다. 가격이 치솟은 밀 때문에 엎친데 덮쳐서 물가가 상승했다. 그렇다고 석유가 부강하게 해 주지는 않는다. 아랍권의 모든 산유국이 그렇듯이 석유 때문에 국민들이 잘 사는 중동 국가는 하나도 없다. 권력을 가진 자들이 전유물이기 때문에 부가 분배되지 않는다.

이집트가 세계적인 현상을 역행하는 것은 이집트 남자들의 여성관만 봐도 알 수 있다. 이집트에선 통통한 여자기 인기 좋다. 일을 잘 알 수 있거나 자녀를 잘 생산할 수 있는 체형의 여자라야만 지참금을 많이 주고 데리고 오는 아프리카 대륙의 오랜 풍습에서 비롯되었다. 남부아프리카의 경우는 여자에 따라 지참금으로 소를 몇 마리 줄 것인가를 결정하지만 이집트의 경우는 낙타의 숫자로 여자를 평가한다. 오늘날에는 낙타 값에 해당하는 비용을 지불하지만 여자에 따라서 20마리 값을 주고 데리고 오기도 한다. 즉 남자들이 선택하는 여자가 좋으면 1천 만 원 정도의 지참금을 지불한다.

첫 번째 부인이 들어오면 둘 째 부인을 들려오기 위해 지참금을 벌어야 하기 때문에 첫째 부인에겐 거의 신경 쓰지 않는다. 필자가 만나본 이집트 남자들 중 대도시 카이로에 사는 사람을 제외한 대부분은 4명의 부인을 두고 남자 아이들과 사는 것을 꿈으로 여기고 있었다. 여자를 낳으면 지참금을 많이 받기 때문에 좋아 할 것 같지만 남아 선호가 심한 곳이어서 남자를 더욱 좋아 하는 곳이다. 특히 지방으로 갈수록 그런 현상이 심하다.
그리고 이집트 신화에서 나오는 오누이가 결혼하는 현상까지는 아니더라도 인척끼리 결혼하는 풍습이 남아 있는 고리타분한 곳이다. 인구가 많지 않은 시골일수록 근친결혼이 비일비재하지만 인척끼리 지참금을 놓고 실랑이를 벌이는 것인 일상이라고 한다.
그러나 최근 카이로와 같은 대도시에선 여자가 이혼은 요구하는 경우는 흔한일이 되었다.
둘 째 부인을 데려오지 못하게 하려고 부부가 싸우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결국 이혼까지 이어진다고 한다. 이슬람에서 여자가 이혼을 요구하는 것은 금기하는 사항이지만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는 것이다. 한 여자와 같이 사는 것도 힘든데 처를 많이 두려하기 때문에 여권이 무시되는 것을 더 이상 두고만 볼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여자는 20살에 주로 시집을 가고 남자는 지참금을 모아야 해서 30살이 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신랑신부의 나이 차가 15살 정도는 흔한 일이다.

결혼을 하면 세계적인 휴양지인 이집트 동쪽 홍해로 가야 정상이겠지만 가난한 이집트 사람들은 주로 집에서 신혼을 보낸다고 한다. 그리고 친구들과 지인들은 신혼부부를 위해서 비둘기고기를 계속해서 넣어주는 풍습이 있다. 이집트에센 비둘기 요리가 중국에서처럼 강장재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식당에서도 비둘기 요리는 쉽게 찾을 수 있는데 비둘기 고기는 비둘기 잡는 집을 만들어서 자체 공급한다. 벌집처럼 생긴 집속에 암비둘기를 집어넣으면 수컷들이 날아 들어온다. 들어갈 때는 쉽지만 나갈 수가 없게 만든 입구 때문에 비둘기 지옥이 된 곳에 손을 집어넣고 비둘기를 꺼내서 요리를 한다. 그런데 비둘기 고기의 효과가 없는지 몰라도 최근 이집트의 이혼율은 갈 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집트는 다양한 음식이 나오는 곳이기도 하다. 예로부터 인도와 아프리카 중계무역을 하던 사람들이라 다양한 향신료가 발달했기 때문이다. 이들의 주식은 이집트에 사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걸레 빵이라고 하는 아이쉬(Aish)이다. 집에서 만들지 않고 주로 밖에서 구입해서 먹는 이 빵은 여러 곡물로 만들지만 주로 밀을 이용해서 만든다. 아이쉬는 처음 만들어졌을 때는 공갈빵처럼 속이 부풀어 올라와 있다. 식으면 걸레처럼 흐물흐물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인데 여기에 여러 가지 소스나 양념된 애채를 넣어서 싸먹으면 맛이 그럴싸하다. 마치 우리의 밥처럼 여러 가지 음식과 곁들여 먹는 것이지만 프랑스의 바케트와 터키의 캐밥과 유사한 음식으로 볼 수 있다. 시장이나 골목의 작은 가게 또는 빵 만드는 집에서 쉽게 찾을 수있다.

이슬람권 국가의 길거리에서 가장 이색적인 모습은 여성들의 의상이 아닐까 한다.
이슬람 여성의 베일을 이해하는 것이 이슬람을 이해하는 기본이기도 하다. 이슬람 여성들의 의복을 유럽에선 베일(veil)이라고 한다. 국가와 종교적 성향, 집안 전통, 계층, 개인의 취향에 따라 사용하는 베일이 다르지만 대표적으로 부르카, 니캅, 차도르,  알 아미르, 히잡 등 4가지로 나뉜다.  

 

 

 

-부르카(Burqa): 전신을 가리는 대표적인 이슬람식 베일이다. 주로 푸른색을 많이 사용하는데 머리부터 발끝까지 가리는 것으로 눈을 포함해 신체의 모든 부분을 가린다. 눈에는 보통 망사를 사용한다. 손에는 장갑을 끼기도 한다. 사우디아라비아가 가장 많으며 (전체 여성의 11%), 나머지 지역은 매우 소수가 사용하는데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이집트 사막에서 생활을 하는 베두인족 여성들이 착용한다.

 -니캅(Niqab) : 눈을 제외하고 전신을 가리는 옷이다. 즉, 부르카에서 눈을 가리는 망사 부분이 없다고 보면 되는 복장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며(63%), 파키스탄(32%)과 예멘 등지에서 많이 사용한다.

-차도르(Chador) : 부르카에서 얼굴을 뺀 나머지 몸통을 가리는 옷으로 보면 되지만 속에는 양장을 입는 경우가 많다. 이란에서 많이 착용한다. 이란, 이라크와, 파키스탄에서 많이 착용한다.

-알 아미라(Al-Amira) : 이슬람 여성들이 가장 많이 착용하는 복장이다. 히잡이 하나의 천으로 되어 있다면 알 마이라는 머리를 가리는 부분과 목을 완전히 가리는 두 개의 천으로 되어 있다. 튀니지, 이집트, 터키, 이라크에서 많이 착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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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잡(Hijab) : 이슬람어의 ‘가리다’에서 유래한 것으로 코란에도 언급이 되어 있다. 가장 보편 적이고 색상이 다양하다. 두건 모양으로 머리와 목 부분을 가리는 의상이기 때문에 얼굴을 제외한 상체만 가리는 것이 특징이며 머플러 같은 스타일이다. 입고 벗기가 쉽고 시리아 등 아랍권 여성들이 사용한다.

-None: 아무것도 하지 않은 사람들이 가장 많은 곳은 레바논, 터키, 모로코, 튀니지이다.

그런데 부르카나 차도르를 착용한다고 해서 ‘속옷은 그저 그럴 것이다.’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아무리 가려도 여자인지라 속옷은 무척 야한 옷을 착용한다고 한다고 한다. 시장에서 판매하는 여자 속옷들을 본다면 그 말을 실감하게 된다.서양인들은 이슬람식 베일 착용 금지 이유를 표면적으론 무슬림 여성의 인권신장을 위해서라고 말한다. 베일은 억압과 극단적 근본주의의 상징이라고 보고 있지만 실지로는 반 이슬람 정서와 테레 위협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모든 여성은 베일을 착용해야만 한다. 이란 여성은 초경이 시작되는 13세가 넘으면 집 밖에서 반드시 베일을 착용해야 한다. 베일을 쓰지 않은 여성은 식당 출입이 금지된다. 만약 이를 위반하면 그 여성은 물론 식당 주인도 영업정지 등 문책을 받는다.

 한편 베일 착용이 강제적이지 않은 아프리카 이슬람권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지에서는 베일의 섬유와 디자인이 크게 다르다. 매체를 통해서 보면 베일의 색깔이 주로 검정색만 나오기 때문에 베일은 검정색일 것이라 생각하지만 모로코와 튀니지의 베일 색깔은 화려하다. 특히 베이지 색상을 선호한다.

 그런데 무슬림 여성들이 베일을 착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베일은 무슬림 여성으로서 정체성을 나타내며 성적 유혹을 피하고 순결하게 보이게 하기 때문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반외세에 대한 저항과 여성운동을 의미한다. 특히 이슬람 혁명 이후 이란에서는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정체성을 보호하려는 전통적 페미니즘 운동의 상징이다. 베일은 얼굴을 드러낸 천한 계층의 여성에 비해 자신들의 신분과 권위가 높음을 뜻한다. 명예를 중시하는 이슬람 문화에서 베일은 가문의 명예를 지키는 방어수단이기도 하다. 이런 내용을 모르는 서구 기독교인들은 무조건적으로 격리와 억압의 상징으로만 보기 때문에 나쁘다고만 생각해 왔다.

눈만 내놓거나 얼굴만 내놓고 다니는 여성들의 의상은 형태에 따라 부르카, 차도르, 히잡 등 다양하다. 길거리에서 부르카나 히잡을 하고 다니는 여성들의 몸이 비대하다고 해서 처음부터 몸집이 큰 것은 아니다. 젊은 여성들은 날씬한 몸매를 가지고 생활한다. 비대해진 것은 그들의 생활 습관 때문이다. 우선 머리에서부터 온몸을 감싸고 부르카나 눈만 가리지 않은 니캅과 같은 의상은 치장하기가 어렵다. 그러다보니 시장을 보러 가는 경우조차 거의 없고 주로 일상을 집에서 보낸다.

예를 들어서 4층에 사는 사람이 물품명을 적을 쪽지와 돈을 넣어서 바구니를 내리면 1층 사람이 심부름을 대신해주는 식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그리고 나쁜 식습관도 문제다. 빈곤층이 많은 이집트 사람들에게 먹는 기쁨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한다. 인생의 즐거움은 먹는데서 찾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저녁식사를 보통 두 차례나 한다. 저녁 7시와 잠자기 전 10시 식사를 한다. 이런 식습관은 이슬람력으로 9월인 라마단기간 음식을 금하는 풍습 때문에 생긴 것으로 보인다.
라마단 기간은 매년 다르며 해가 바뀔 수록 기간이  앞으로 당겨진다.

라마단 기간 한 달 동안은 해가 뜰 때부터 어두워질 때까지는 먹고 마시는 것을 금하게 되며 독실한 이슬람인은 심지어 침도 삼키지 않는다. 그러나 해가져서 ‘허락의 밤’(라일라 알바르)이 되면 ‘아프타르’라고 하는 특별한 식사를 할 수 있다. 즉 날이 밝기 전까지 낮에 먹지 못했던 음식을 먹고 마실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평소에도 저녁에 두 끼의 식사를 한다.

이 라마단은 이슬람 창시자 무함마드가 메카에서 메디나로 피난 계획을 세우는 동안 머리를 맑게 하기 위해서 24시간 먹지 않은 데서 유래한다. 그래서 라마단(이슬람 음력 9월) 때 해가 떠있는 동안은 흡연과 성생활도 금지되어 있다. 처음 이슬람 라마단은 유대인들의 금식일인 1월8일을 모방한 것이었다. 그러나 모하메드가 메디나에서 메카의 군대와 싸워서 첫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서 9월로 옮겨진 것이다. 어째든 이 저녁 식사를 두 번하는 습관에다 초콜릿같이 달콤한 음식을 좋아하기 때문에 몸이 퍼져서 건강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평균수명도 60살 정도이다.

위와 같이 살게 된 원인을 중동의 고질 적인 문제인 문맹률과 연결시키기기도 한다. 이집트는 고등학교까지 의무교육이지만, 계급사회이기 때문에 신분상승에 제약이 있다. 그래서 가난한 계급은 직업을 대물림 하는 문맹으로 살아간다. 즉, 아버지가 농부이면 자식도 농부가 되고 아버지가 어부면 자식도 어부의 삶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집트 노무자들은 하루 종일 막노동을 해도 우리나라 4천원에 해당하는 돈 밖에 벌지 못한다. 현재 이집트의 문맹률은 46%로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지방으로 갈수록 문맹률은 더욱 높은 수치를 보인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의 모습에서도 이상한 것을 찾을 수 있다. 여학생들이 들고 다니는 책가방은 엄마가 들고 다닐만한 여성용 핸드백이다. 그 속에 책을 넣고 한권의 공책에 모든 과목을 기록하기도 한다. 이런 사실을 알 고 있던 나는 호텔에서 잔뜩 모아온 볼펜을 베두인족들이 사는 사막 시골 아이들에게 나누어 줬는데 무척 좋아한 적이 있다. 심지어 시골에 사는 나이 많은 사람들도 볼펜엔 관심이 많다.
그러나 20년 전에 비해서 문맹률은 매우 낮아진 수치이다. 오늘과 같이 중동지방에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은 높아진 교육열과 무관하지 않으며 IT기반의 현대사회가 만들고 있는 소셜네크워크의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