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프랑스

아를(Arles)의 행복한 토요일 아침시장

두루가이드 2017. 6. 5. 08:00

<아를 토요시장 : 프로방스의 있는 것들이 넘치는 곳>

아를에는 보통 <빈센트 반 고흐> 때문에 가지만 
아를에는 로마의 줄리어스 시이저 이야기가 있고, 로마 타원형경기장, 로마 극장, 로마 목욕탕, 로마 전차경기장에 세워졌었던 오벨리스크, 로마 수로교, 로마 포룸이 시청 지하에 고스란히 남아있으며 구도시를 감싸는 중세 성벽의 일부가 남아 있는 곳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여행하는 사람들이 가장 즐거워하는 시장이 매주 토요일 아침에 열린다.
  
가장 프로방스적인 아를의 토요아침 시장은 프랑스 남부에서 가장 크고 매우 다양한 물건들을 만나는 곳이다.
시장을 접한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우연히 만난 것을 즐거워하고 시장의 규모에 감탄을 한다.
시장이 열리는 곳은 아를 구시가지와 아를 관광안내소 사이에 있는 약 700미터 길이의 도로변 일대이다. 
해가 뜨는 아침에 시장이 열리고 오후 1시에 완전히 철수를 해서 마치 토요 도깨비 사장 같다.
토요일이지만 은행 업무를 보는 시장에 있는 우체국도 문을 열고 cafe와 식당도 시장이 열리는 시간에 문을 연다. 

사실 나의 아를에서의 아침은 토요일이 많았다.
개인적으로 갔을 때도, 단체 스토리텔링을 할 때도 토요일 아침시장을 자주 만났다.
특히 허니문으로 갔을 때는 토욜이에 맞춰 갔으며 아침식사는 시장에서 즐겼다. 
시장은 각종과일을 비롯한 무료시식이 많고 시장에서만 만나는 특별한 음식을 맛 볼 수가 있다.
지중해 해산물은 물론이고, 과일, 야채, 치즈, 올리브, 꿀, 빵, 비누, 향수, 공예품, 그리이스 풍의 음식들, 스페인 풍의 음식들이 펼쳐진다.

이런 이유 때문에 아를에서 잘 때는 시장앞에 자리하면서 수녀원을 개조한 줄리어서 세자르(줄리어스 시이저)를 택했으며 호텔과 붙어있다 시피한 시장을 즐기곤 했다.

아래: 아무래도 날씨가 좋은 아침일수록 활기가 넘치고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아를은 주변 도시에 비해서 시골이기 때문에 더 정겨운 모습을 볼 수 있다.

시장에 가면 가장 눈에 띄이는 것은 향기가 좋고 색이 화려한 과일들이다.


먹음직스런 자두, 복숭이, 체리, 메론, 딸기 등이 줄을 선다.
유럽에서도 손 꼽히는 유기농 농산물을 생산하는 곳이어서 우리와 다르다.
농약, 생장 촉진제, 화학비료, 항생제 청정지역이라 거의 모든 음식은 오래전 우리 시골에서 봤던 모습을 한다.
그래서 시장에서 구입한 것을 씻지 않고 바로 먹는다. 

가끔씩 흥정도 하지만 가격을 정해놓고 팔기 때문에 깎기 좋아하는 한국 사람들이 깎으려 해도 별 소용이 없을 때가 많다. 그러나 시장이기 때문에 덤으로 주는 아량이 간혹 있긴 하다.


700미터가 넘는 도로를 다니는 동안 가장 많이 만나는 과일과 야채는 주인의 스타일과 닮아 있다.
어디를 가도 시장에서 속이지 못하나 보다.

자유롭게 경쟁을 하기 때문에 재주 있는 사람은 잘 팔고, 단골이 많고 그렇지 않으면 파리 날리기도 한다.


당도가 높은 납작 복숭아는 씨가 아주 작고, 외형이 납작해서 먹기가 편하다.
중국에서 먹어본 납작 복숭아에 비해서 당도가 월등하다. 


5월에 나오는 체리가 그 어떤 과일보다 시선을 끈다. 우리나라에서 나오지 않는 과일이기도 하고
우리나라보다 싸고 맛있기 때문에 가장 많이 사게 된다.
아래는 1kg에 3.99euro로 약 5,000원이다.


체리 고르는 요령은 간단하다. 알이 굵고 색이 검정에 가까울수록 맛있다.
아래처럼 붉은 색 체리는 신맛이 많아서  검정색에 비해서 가격이 저렴하다.


할머니들이 아침 시장에 많이들 나와서 집에서 직접 만든 물건을 파는 사람들과 대화를 길게 나눈다.
유럽인들 특성상 평소에 심심하게 지내니까 북적대는 곳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게 된다.
그리고 시장을 찾는 사람 중에선 관광객들이 꽤 있다. 


시장에서 만나는 단일 품목중에 가장 다양한 것으로는 치즈와 올리브가 있다.
특히나 아를 인근은 로마시대부터 올리브 길로 유명하다.
로마시대에 가장 많은 부를 가져다준 올리브 생산을 많이 했기 때문에 시골에도 작은 로마 도시가 있고 구석구석 수로교가 남아 있다.

향신료는 이방인이 파는 경우가 종종있다.
북아프리카에서 건너온 이슬람권 사람들이 정착해서 살기도 하는데 그들은 주로 향신료나 저렴한 옷과 관련된 직물들을 판매하고 있다. 마르세유나 아를 등의 저녁시간이면 북아프리카 이민자들이 모여서 이야기하는 장면을 자주 보게 된다.

그리고 치즈!
치즈는 집에서 만든 것을 직접가지고 나와서 판매를 하기도 하고 대량 유통과정을 거친 물건들을 팔기도 한다.

아래 젊은 친구는 직접 집에서 만든 것을 가지고 나와서 판매를 하고 있었다.
이것 저것 맛을 본 후 가장 고소하고 쫄깃한 것을 사서 밤에 와인과 함께 즐겼다.

야채 파는 농부들은 대부분 팔 수 있을 만큼만 가지고 왔다.
겸험도 있겠지만 경쟁이 심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많이 가져와야 별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듯하다.

그래도 그 중에 재주있는 상인은 손님들이 줄을 서게 만든다.
할아버지와 아들이 같이 장사를 하고 있는데 유독 사람들이 많았다.
시장에서 물건을 잘 파는 사람은 동서고금을 통해 공통점이 있는 듯하다.
친절하고, 잘해주고.... 

그리고 프로방스 스타일 빠예야가 한참 요리중이다.
새우과 홍합 그리고 닭고기가 큼지막하게 들어가 있어 먹음직스럽다.
주인에게 달라고 하니 10분만 더 기다려 달라고 한다.
아직 덜 익었다고....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인기 있는 장소로 생선가게가 있다. 



남프랑스에 지중해 수산물 유통시장이 있는 곳이어서 그런지 지중해는 물론이고 대서양과 북해서 잡히는 고기들을 판매하고 있다. 한마디로 토요일에 고객을 찾아가는 간이 수산시장이라고나 할까.

그리고 빵을 빼 놓을 수가 없다.
흔해빠진 마카롱은 기본이고...

즉석에서 만들어진 고소하고 맛있는 빵들도 판매하고 있는데 아주 싸다. 

아를의 토요아침시장에 가겠다면 배를 비우고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