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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은 상징을 찾아가는 인문학이다
인도

힌두교 알쏭달쏭(악이 선이고 선이 악이다)

by 두루가이드 2019. 12. 16.

<인도는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나라?>


인도는 비즈니스 하기 가장 어려운 나라라고 이야기한다.
비즈니스를 할 때 전날 합의해 놓고 다음날 그렇게 못하겠다고 한다.
도대체 인도인들은 왜 거짓말 같은 말 바꾸기를 쉽게 할까?
그것은 힌두교적인 사고방식 때문이다.
인도를 알려면 힌두교를 기본적으로 알아야 뭔가 접근이 가능하다.

바라나시의 성스러운 갠지즈 강에서 의식(목욕)을 행하는 사람들.


힌두교는 일원론이다. 
대중적인 힌두교의 다신론은 다양한 신들이 하나이자 전체(the One and All)가 되는 범신론이다.
힌두교는 비(非) 실체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힌두교 세계관에선 모든 만물에 영혼이 있다. 그 영혼은 윤회한다.
영혼이 죽으면 바람으로 또는 물로 또는 불로도 나타나기도 하고 나무로 태어나기도 한다. 
사람이 동물로 태어나기도 하기 때문에 동물을 숭배하는 곳이다.
수많은 쥐를 숭배하는 사원을 영상에서 본 적이 있다면 사람이 쥐로 태어났다는 윤회론에 의한 믿음 때문이다.

힌두교는 만물의 본질이 변화한다는 믿음이다.
참이 거짓이 되고 거짓이 참이 되는 상대적인 세계관이다. 
그러니까 선이 악이고 악이 선이 되는 그런 세계관이다.
사람이 동물이고 동물이 사람이다.
낮이 밤이고 밤이 낮이다.
불이 물이고 물이 불이다.

힌두교 세계관을 연상하게 하는 애셔(Escher)의 낮과 밤


영원한 본질이라는 것이 없으니 상황에 따라 바뀌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다.
그래서 상황이 바뀌면 생각이 바뀔 수 있고 생각이 바뀌면 말이 바뀔 수 있다.
타 종교과 비교하면 잘 이해가 안 될 수도 있다. 종교는 종교이고 실생활은 실생활 아니냐는 시각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도에서 힌두교는 생활방식이다.

트럼프를 보면 꼭 인도의 힌두교도 같다는 생각도 해봤다. 이야기 잘해가다 문제를 해결을 할 것처럼 하더니 갑자기 생각이 바뀌어서 말과 행동을 바꾸는 그런 태도이다. 

<힌두교는 무엇인가?>

힌두교가 이렇다 저렇다는 것은 규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힌두교는 창시자가 없다.
힌두는 인더스강을 가리키는 말로 "강 건너 살던 사람들"을 의미한다. 나 중에 힌두는 인도인이란 의미가 되었고 그곳은 힌두스탄이라 했다. 
힌두교는 인류가 만든 모든 종류의 신앙이 다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힌두교는 기원전 1,500년 아리아인들이 침입하고 몇 백 년 후 인도의 민간신앙(인더스 강가의 여러 종교, 남부 인도의 드라비다교)과 아리아인들의 다신교인 베다교(지혜)가 혼합되어서 기원전 1,000년 경에 바라문교(브라만교)로 발전했고 뒷날 힌두교가 되었다.  
이 과정에서 지배자인 아리아인들은 원주민들을 지배하기 위해서 자신들을 차별화하는 엄격한 계급제도를 만들었다. 이 것이 발달하여 인도의 카스트 제도가 되었다.

카스트제도는 처음에
-크샤트리아(아리아족, 귀족 및 무사계급)

-바아샤 (원주민, 평민) 
두 개의 계급만 있었다.

나중에 창조자 브라마 신을 섬기는 브라만교가 발달하면서 승려 계급이 귀족보다 높은 브라만 계급이 되었고,
정복당한 남인도의 드라비다족과 같은 천민과 노예 계급인 수드라가 생겼다.

그리고 수드라 아래 인도 인구의 15%를 차지하는 불가촉천민이 존재한다. 
카스트 제도는 단순하게 4개의 계층으로 분류하지만 실질적으로 약 1,000여 개의 계층이 존재한다.

지역마다 달랐고 특정 카스트의 범주 중 어디에 속하는지 분명하지 않았다.
카스트는 근대화가 되기 전까지 유동적이어서 상황에 따라서 카스트가 바뀌는 일이 많았다.
바로 돈과 권력에 의한 이동이다. 돈을 많이 모은 상인이나 권력을 잡은 집단은 신분세탁이 가능했기 때문에 카스트는 군대 계급처럼 분명하게 정해져 있지 않았다. 

그런데 근대화되면서 인도를 지배한 영국이 식민지에 대한 정확한 자료가 필요했다. 이에 따라 실시한 인구조사 때문에 카스트가 견고해져 버렸다. 식민통치를 했던 국가들이 남의 나라를 좌지우지했던 시절에 사회 시스템을 망쳐버린 것이다.

현재 인도 인구의 약 60%를 차지하는 계층은 수드라와 불가촉천민이다.

법적으로 카스트가 폐지되었다고 하지만 인도의 카스트는 국가가 관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폐지 자체가 불가능하다.
카스트는 인도 사회를 작동하는 원리이기도 하다.

힌두교도가 되려면 사실상 카스트 계급이 있어야 된다.
우리가 아무리 힌두교를 좋아하고 스스로 힌두교도인이라 해도 힌두교도가 될 수 없다는 이야기이다. 
힌두교도가 아니면 힌두교 사원의 성소에는 출입이 불가능하다

 
힌두교는 이슬람과 기독교를 제외하고 인도 땅에 있는 모든 종교를 가리킨다.
불교, 자이나교, 시크교도 힌두교에 포함돼야 한다고 한다.
후대에 기독교, 이슬람식으로 종교 개념이 들어와서 불교, 자이나교, 시크교를 힌두교에서 분리했다. 그리고 경전 중심의 힌두교를 이해하는 부작용이 생겼다. 경전은 극히 일부분이라고 이야기한다. 즉, 브라만 신학자와 제사장들의 신앙 및 세계관을 말하는 것이며 일반 대중들이 믿는 신들까지 포함되지 못한다. 

3억 3천만이나 된다는 인도의 신들도 브라마, 비슈누, 쉬바의 세 신으로 정리할 수 있다.
브라마(창조)=비슈누(유지)=쉬바(파괴)는 셋이면서 하나로 삼신일체(트리무르티 Trimurti) 신관을 가지고 있다.
인도에서 창조의 신 브라마는 인기가 없다.
유지하는 비슈누와 파괴하는 쉬바가 인기 있다.

좌측부터   브라마(창조)     비슈누(유지)    쉬바(파괴)

유지하는 것은 보수적인 사람들이 좋아한다.
가진 것이 많은 사람들이 유지하고 보존하기를 원한다.
그래서 카스트 중에 귀족에 가까운 크샤트리아와 바이샤 계급이 많은 북부 인도는 주로 비슈누파가 많다.

반면에 피정복자 드라비다족과 불가촉 하리진이 많은 남부 인도는 쉬바파가 많다.  
지금의 불합리한 세계를 파괴하고 새롭게 하고자 하는 못 가진 자들의 심리를 반영한 것이라 하겠다.
우리 세계에서도 진보가 현재의 판을 깨서 재구성하려는 쪽이다.


유지의 신 비슈누는 자애롭기 그지없고 세상 사람들을 염려하는 까닭에 여러 화신으로 태어났다. 화신을 산스크리스트어로 아와따르(avtar)라고 하는데 영화 아바타에 나오는 그 아바타이다. 기독교에서 예수는 하느님의 화신(아바타)인 것과 같은 개념이다.
비슈누 밑에는 주로 밝고 긍정적인 신들이 모인다. 춤과 노래의 신, 황금의 신, 소를 보호하는 신, 깨달음의 신, 세상을 구원하는 신,...
비슈누는 부처님를 비롯한 10명의 아바타(아래 그림)의 모습으로 이 세상에 나타났다.

 부처도 비슈누의 아바타 중에 하나이다.


보존하려면 어떤 것은 죽이기도 하고 어떤 것은 살리기도 해야 된다. 즉 보존은 파괴인 것이다.
파괴의 신 쉬바는 주변에 어둡고 부정적인 신들이 모인다. 응징, 깡패, 방랑, 사기, 섹스, 밤, 생산...

쉬바는 종말과 동시에 재생성을 상징한다. 쉬바는 주로 창조 기능을 상징하는 링가(Linga 또는 링감 Lingam)라는 남근상 또는 모든 것을 삼켜버리는 불로 묘사되는데, 그 불의 혀는 꼭짓점이 위로 향한 삼각형 형태로 되어 있다. 남성이 생식기를 표현한 로마인들의 팔루스(Phallus)나 인동의 링가는 문명이 시작되었을 무렵 전 세계 거의 모든 민족들 사이에서 엄청난 경외감과 숭배의 대상이었다. 

그것은 창조 원리의 상징으로서 창조주 신과 그 신의 이름으로 권력을 행사했던 모든 존재들이 가지는 가장 핵심적인 속성으로 간주되었다. 그리하여 링가는 주술사가 가지면 요술지팡이가 되고, 사제가 가지면 지위를 표시하며, 왕의 손에 들어가면 와의 상징인 홀이 된다. 우리에겐 도깨비 방망이에 해당해서 두드리면 나오는 창조의 상징이라 하겠다.

인더스 강이 흐르는 인더스 계곡에서 발굴한 도장에 새겨진 초기 쉬바 또는 요기라 여겨지는 모습. 뿔이 길게 올려진 모습이 인상적이다.
10세기 촐룰라 왕조시대에 청동 조각-춤추는 쉬바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뮤지엄 소장). 



한편 여음 상 요니(yoni)는 시바의 배우자 파르바티를 상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도 함피에 있는 바다브링가(여음 모양의 요니 위에 새워진 남근 모양의 링가 )

<링가는 무엇을 상징할까?>

인도를 다니다 보면 이 링가를 아주 많이 만나게 된다. 
특히 쉬바파가 많은 인도 남부에 아주 많다.
아주 작은 기념품에서부터 링감을 숭배하는 사원 그리고 거대한 구조물까지 다양하다.
링가는 다름 아닌 우리의 솟대의 다른 모습니다.
우리가 남근을 부르는 '좆'과 '솟대'가 연관이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솟대는 다름 아닌 신의 자지이다.
전 세계에는 이런 솟대문화가 다 존재한다.
오벨리스크도 솟대 문화의 한 형태이고, 유럽 독일과 오스트리아 지역에서 많이 보이는 오월주(Maypole 매년 5월 1일 새우는 기둥), 멕시코 아즈텍 제국 시절부터 전해오는 '소코틀' 등이 전해져 온다. 
전세게 이런 기둥의 의미엔 하늘의 남근과 땅의 여근이 합쳐져서 만물이 풍요로워진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농사문화에 연결된 시대에 만들어진 것들로 창조의 상징을 갖는다.

인도 남부 코임바토르 이샤 요가 센터 (Isha Yoga Center)에 있는 거대한 링가
코임바토르 이샤 요가 센터
코임바토르 이샤 요가 센터에 새워진 34미터 높이의 쉬바 흉상 
인도 남부 첸칼(Chenkal)에 자리한 33미터 높이의 인도 최대 쉬바링감(쉬바의 남근)
인도 남부에 자리한 천 개의 링감이 있는 사원

인도의 트리무르티(Trimurti)로 지칭되는 삼신일체 또는 삼위일체는 창조의 브라마, 유지의 비슈누, 파괴의 쉬바가 하나의 신이 되기 때문에 좋고 나쁨이 하나가 되는 세계이다. 그래서 인도인들에게는 선이 악이 되고 악이 선이 되는 물에 물 타고 술에 술 타는 식이 되는 세계이다. 인도를 지배하는 집단이 악당이 많은 이유가 된다는 설명을 힌두교에서 찾는다.